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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은 오른 주식 빨리 팔고 내린 주식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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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의 여러 가지 행동 중에서도 본능에 가까울 정도로 습관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에 원인을 소인(disposition)이라 부른다. 소인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개체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어떠한 질병에 걸리기 쉬운 성상을 뜻한다. 영어에서는 ‘predispose’라는 동사로도 자주 쉬는데 이 동사 역시 특정 행동을 하도록 ‘미리(pre)’ 결정지어 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주식 투자 행동에서도 거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는 행동이 있는데 이를 ‘소인 효과(disposition effect)’라고 한다. ‘disposition effect’라는 말은 미국 산타클라라 경영 대학의 쉐프린 교수가 동료 연구자인 스텟맨과 함께 만들어낸 것인데, 원래 ‘predisposition toward get-evenitis’의 줄임말이다. 직역하자면 ‘본전을 찾고 싶어 하는 경향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주식 시장에서 떨어지고 있는 주식을 쉽게 팔지 못하는 심리를 가리킨다.
떨어진 주식을 팔지 못하는 거부 심리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이 두 학자는 소인(disposition)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다. 굳이 이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주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손절매의 어려움을 익히 알 것이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떨어진 주식은 쉽게 팔지 못하는 것인가? 그런 행동의 배후에 존재하는 소인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의 이론

1만원을 잃어버리는 것과 1만원을 줍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심리적 영향력이 클까?
월급이 10% 오르는 기쁨과 월급이 10% 삭감되는 슬픔 중 어느 쪽이 더 심리적 영향력이 클까?

잃어버린 돈과 주운 돈의 액수는 1만원으로 동일하다. 동일한 액수가 들어오고 나간 것뿐이지만, 심리적인 영향은 손실을 보는 경우가 훨씬 강하다. 동일한 액수의 이득이 주는 만족보다는 동일한 액수의 손실이 주는 충격이 심리적으로 훨씬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카네만과 트버스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액수의 이득보다 손실이 주는 영향력이 최소한 2배 이상은 크다고 한다. 이런 심리적 원리를 전문용어로는 손실 회피(loss aversion)라고 한다. 
손실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말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사람들은 보유 주식을 가격이 하락하면 잽싸게 팔아 버릴 것이다. 주변을 보면 손실이 조금만 발생해도 공황 상태에 빠져서 주식을 모두 털어 버리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대다수의 사람은 추락한 주식을 계속 붙들고 있다. 왜 그럴까?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이해하려면 또 하나의 강력한 심리 원리를 알아야 한다. 주식이 떨어질 때의 심리
상황 1) 현재 100만원의 수입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A : 추가로 50만원을 확실히 더 받을 수 있다. 
B :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100만원을 더 받고, 뒷면이 나오면 한 푼도 못 받는다.

 



당신이라면 A와 B의 상황에서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조금 적지만 확실하게 50만원을 챙길 것인가? 확률은 반반이지만 한 푼도 받지 못할 상황까지 감수하면서, 추가 수입 100만원의 가능성에 승부수를 던질 것인가? 이제 두 번째 상황을 살펴보자. 상황 2) 현재 200만원의 수입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A : 무조건 50만원을 내놓아야 한다. 
B :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100 만 원을 내놓고, 뒷면이 나오면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만약 당신이라면 어느 쪽 옵션을 선택할 것인가? 그냥 앉아서 50만원을 내놓을 것인가, 아니면 확률은 반반이지만 여차하면 100만원에 벌금을 낼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 푼도 내지 않을 가능성이 승부수를 던질 것인가?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상황1과 상황2가 결과적으로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상황1에서 A를 선택하면 확실하게 150만원이 되고 상황2에서도 A를 선택하면 마찬가지다. 상황1에서 B를 택하면 확률적이긴 하지만 기댓값이 200만원이 되고, 그것은 상황2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문제의 구조로만 보자면 상황1과 상황2는 동일 하다.
그러나 상황1과 상황2 사이에는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상황1은 ‘이득’의 관점에서 문제가 서술되어 있고, 상황2는 ‘손실’의 관점에서 기술되어 있다는 것이다. 같은 문제라도 이득의 상황으로 프레이밍(Framing), 즉 생각의 틀을 지워 기술하면 사람들은 모험을 감행하기보다는 안전하고 보수적인 대안을 선택한다. 그러나 동일한 문제가 손실 상황으로 기술되면 180° 돌변하여 모험을 감행한다.
따라서 A를 선택하는 비율이 상황2에서보다는 상황1에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이득의 상황에서는 모험을 회피하고 손실을 상황에서는 모험을 감행하는 패턴을 보이는 것이 인간 심리의 특징인 것이다. 인간의 이러한 심리 이론을 ‘떨어지고 있는 주식’에 적용해보자. 주식값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매도하기 전까지는 어디까지나 장부상의 손실에 불과하다. 내 계좌에 파란색으로 손실이 표시되어 있을 뿐 그 주식을 팔지 않는 한 아직은 손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주식을 그대로 두면 확률적이긴 하지만 손실이 줄어들 수도 있고, 손실이 더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주식을 팔게 되면 장부상의 손실에 불과하던 손실이 곧바로 ‘현실 속의 손실’로 기정사실로 된다.
이제 더 이상 피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실제 손실이 된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상황2에서 나타났던 문제의 구조와 완벽하게 일치하게 된다.
떨어진 주식을 매도하면 ‘확실하게 손실을 보는 것’이고, 팔지 않고 기다리면 손실이 줄어들 수도, 운이 좋으면 전혀 손실을 입지 않은 ‘희망’도 존재하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 부닥치면 모험을 감행한다. 어떻게 보면 마냥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수동적인 대처 방안으로 느껴지지만, 그 본질을 들여다보면 대단한 모험을 하는 것이다. 결국 확실한 손실에 대한 거의 본능에 가까울 정도의 거부감, 그런 소인이 사람들이 손절매를 망설이게 하는 것이다. 

 

 
오른 주식을 가진 투자자들의 심리 상태는 앞의 경우에서 상황1에 해당한다. 주식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실제로 팔아서 이득을 실현하지 않는 한, 그것은 여전히 장부상의 이득일 뿐이다. 그것을 파는 순간에야 ‘확실한 이득’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른 주식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는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을 때 이득이 더 커질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이득이 더 줄어들 수도 있으므로 지금 당장 매도해서 확실하게 이득을 챙기고자 한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사람들은 이런 이득을 상황에서는 모험을 감행하기 보다는 확실한 이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오른 주식을 팔아서 장부상 이득의 불과한 것을 확실한 이득으로 실현하고자 한다. 즉, 모험을 관두고 보수적이고 안전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손실 상황일 때는 모험을 감행하고, 이득 상황일 때는 안전을 택하는 심리가 투자자가 오른 주식은 빨리 매도하게 만들고, 내린 주식은 계속 보유하게 만드는 것이다.
버클리대학 오딘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팔아버린 주식의 수익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수익률보다 높다고 한다. 오른 주식을 너무 일찍 팔아버리고 떨어진 주식은 너무 오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의 도사는 계룡산에서 수년간 도를 닦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심약한 투자자의 마음을 좌지우지하는 인간의 이런 심리적 원리를 깨닫고 극복할 때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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